‘모피아’와 법무부 만났더니… 환경범죄가 경제범죄로 ‘합리화’

큰사진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아진엑스텍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8.26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아진엑스텍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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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중심 역동경제 실현을 위한 경제형벌 합리화”. 

현재 경제형벌이 비합리적이어서 역동적인 경제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25일 법무부가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이다.

26일 오전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이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주)아진엑스텍에서 열린 1차 규제혁신전략회의를 통해 ‘경제형벌 규정 개선 추진 계획 및 1차 개선 과제’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앞서 법무부는 “경제 관련 법률의 과도한 형벌이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악영향을 주는 등 부작용이 우려돼 왔다”면서 “국민의 생명·안전 등 중요 법익과 관련성이 적은 단순 행정상 의무·명령 위반 행위에 대한 형벌을 과태료로 전환하거나 비범죄화하고, 형벌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보충성·비례성 등 원칙에 의거하여 합리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형벌’ 1차 개선 과제는 17개 법률 총 32개 형벌 조항에 이른다. 법무부는 이를 크게 ‘비범죄화’와 ‘합리화’로 구분해 소개했다. “기존 법률에 규정된 행정제재로 충분히 입법 목적이 달성한 경우”로 판단해 비범죄화한 경우는 13개 조항(형벌 폐지 2개, 과태료 전환 11개), “행정제재를 우선 부과하고 불이행시 형벌을 부과하는 형태로 ‘합리화’겠다고 밝힌 경우가 19개다.

더 이상 ‘죄’가 아니다… 사법리스크 완화
 

큰사진보기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아진엑스텍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참석하고 있다.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아진엑스텍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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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2건에 이르는 1차 개선 과제에서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환경범죄’를 경제형벌 범주에 포함시켜 법적 처벌을 완화하겠다고 소개한 부분이다. 법무부는 이를 ‘합리화’의 예로 들었다.

“오염 물질을 불법배출하여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상수원을 오염”시킨 경우, 앞서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했지만 앞으로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하향하겠다고 했다. “오염물질을 불법배출해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 역시 사망에 대해서는 기존 형을 유지하지만, 상해에 대해서는 기존 5년 이상 징역형을 3년 이상으로 하향하겠다고 했다.

이와 같은 내용의 환경범죄단속법 개정에 환경부차관이 찬성했다는 뜻이다. 보도자료와 함께 배포된 ‘경제 형벌규정 개선 추진계획 및 1차 개선 과제’의 출처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명시돼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경제형벌 규정 개선 TF’를 지칭한다. 법무부·기재부 차관이 공동단장 그리고 고용노동부를 제외한 15개 정부 부처 차관이 참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그중 하나다. 관련 내용으로는 ▲지주회사 설립 또는 전환 신고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한 경우 ▲사업내용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한 경우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가 주주의 주식소유현황 등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 등이 포함됐다.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형벌이 아니라 모두 과태료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2022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자산규모 5000억 원 이상 지주회사는 168개, 그중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는 48개다. 

최고경영자의 이른바 ‘사법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을’에 대한 ‘갑’의 사법 리스크가 완화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납품업자 등에게 배타적 거래를 하도록 하거나 다른 사업자와의 거래를 방해한 경우(대규모유통업법) ▲원사업자가 수출 물품에 대한 내국신용장 또는 구매확인서를 미개설하거나 미발급한 경우(하도급법) 등도 시정명령을 거부할 경우에 한해 형사처벌이 가능해진다. 역시 주무부처는 공정위다.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주식을 취득한 중소기업창투회사 대주주가 중기부 장관의 주식처분명령을 위반”하는 경우도 앞으로는 ‘죄’가 아닐 수 있다.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 형벌을 3000만 원 이하 과태료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벤처투자법 개정의 골자다. 주무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다. 

‘모피아’와 법무부
 

큰사진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아진엑스텍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8.26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아진엑스텍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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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1~3급을 포함한 현 정부 장·차관급 고위공직자와 공공기관장, 이사·감사 등 전체 533개 직위에 임명된 504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기재부 출신 ‘모피아’ 관료가 무려 12%(65개 직위)에 이른다.”

지난 7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사)경제정의연구소 발표 내용이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기재부 출신 관피아 권력지도’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모피아들이 내정된 65개 직위 중 56개 직위가 타 부처의 차관직이나 그 산하의 공공기관직 또는 이사직에 해당한다”면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방기선 1차관, 최상대 2차관 등을 모두 ‘모피아(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을 마피아에 빗대 이르는 용어)’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모피아를 개혁대상 1호로 삼고, 경제권력의 균형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윤석열 정부 역시 ‘십상시’ 마냥 모피아 경제권력으로부터 예외 없이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최근 ‘월권’ 논란에 휩싸였다. 25일 <한겨레>는 “기획재정부가 독자적으로 연구용역을 진행한 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방안을 마련해 고용노동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기재부 개정안은 경영계 요구사항을 사실상 그대로 반영한 데다, 중대재해법 소관부처는 고용노동부여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대표이사 처벌을 피하기 위해 안전보건최고책임자를 경영책임자에 포함해달라는 기업들의 요구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이날 법무부는 향후 계획과 관련해 “범 부처 형벌 규정 전수 검토를 통해 경제 형벌규정을 지속해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2차 개선 과제도 민간의 개선 수요가 큰 법률을 중심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바로 그 중 하나다. 

다음은 윤석열 정부의 ‘민간 중심 역동 경제 실현’ 관련 타임라인.

6월 16일 : 경영책임자 사법 처벌 완화 내용 담긴 ‘새정부 경제 정책 방향’ 발표

6월 28일 :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에 검사 파견

7월 13일 : 경제 형벌규정 개선 TF 출범

7월 21일 : 13조1000억원 규모 감세 발표 – 법인세 감소분 6조8000억원

7월 26일 :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장관에게 ‘기업 형벌 규정 개선’ 지시

8월 26일 : 경제형벌 규정 1차 개선 과제 발표
 

큰사진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아진엑스텍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대구 달서구 아진엑스텍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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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모피아’와 법무부 만났더니… 환경범죄가 경제범죄로 ‘합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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